 
서호미술관 종이작가 3인 초대전 <종이야, 놀자>展
참여작가 : 양상훈, 이미령, 이은주
일시 : 2023.04.21 (금) - 2023.05.28 (일)
장소 : 서호미술관 본 전시실, 한옥별관 서호서숙
서호미술관은 21세기 인류와 그 환경의 물질적, 비물질적 증거물을 연구, 교육, 향유하기 위해 수집, 보존, 연구, 소통, 전시하며, 사회에 봉사하고 그 발전에 기여하는 대중을 위한 항구적 비영리 기관을 지향하는 국제박물관협의회 ICOM 의 뮤지엄에 대한 정의를 상기하고자 한다.
⟪종이야 놀자⟫展은 색 한지와 종이 펄프로 독특한 조형 작업을 하는 양상훈 작가, 종이 실을 자유 분망하게 엮어서 바스켓 트리 조형물을 만들어내는 이미령 작가, 그리고 한지를 엮어 멍석과도 같이 사각형 또는 원형으로 잘라내어,
한지를 물들여 풍경을 그려 내는 이은주 작가로 총 3인 종이 작가의 작업이다.
종이를 주재료로 사용하면서 작가 나름의 독특한 작업 방식으로 자신들의 작품 세계를 보여 주는 이번 전시가 서호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호미술관 관장 홍 정 주
[작가노트]
양상훈
지금의 현대미술을 늘 객관적으로 보며,
우리의 민화처럼,
조금은 낙천적이고 재미있게
사랑을 가지고 표현하고 싶다.
이러한 것들을 고추장이라는 동양적인 사고로,
느끼한 것들을 골라내고
맛있는 비빔밥을 만들어 먹고 싶다.
따라서 기존의 관념을 털어버리고,
군더더기 같은 ‘이즘’이나 유행에 구애 받지 않고,
어린애 같은 마음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즐겁게 임하려고 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나의 역할은
아름다움을 찾고, 선을 추구하여
자연 그대로 정서를 순화하는 행위이다.
작업의 주제는 자연과 인간의 생동하는 교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욕심을 낸다면,
기존의 서구 미술과 다른 세계인,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동양적인 사고를 가진,
독창적인 작업을 하고 싶다.
이미령
시골에 가면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짚풀로 엮은 생활용품들을 대할 때
구수한 내음과 함께 삶의 느낌이 진하게 전해온다.생활과 깊게 연관된 이것으로 나는 무엇을 표현할 수 있을까?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 대신 어떤 재료가 좋을지?늘 상 사용하던 바구니나 멍석 대신 현재를 살고 있는 나는 어떤 형상으로 엮을지?내가 주로 하는 직조작업은 정확한 계산에 더하여 날실을 직기에 잘 세팅하여 씨실로 짜는 섬세한 작업이다. 그러나 이 바스켓트리작업은 별 도구 없이 손가락만의 움직임만으로 구속됨이 없이 자유롭게 형태를 구성하는  것이다. 직조는 평면이면서 정확하고 섬세함이 필요한 작업이라면 바스켓트리는 입체적인 형태를 편한 마음으로 자유 분망하게 엮어나간다.
- 예전에 농번기를 보내고 농한기에 모여서 추수 걷이 후에 남은 볏짚으로 온갖 생활용구를
누구나 손쉽게 만들었다. 그때 식구들과 이웃들과 함께 하며 도란도란 나누었을 이야기들은 얼마나 구수하고 따뜻했을까? 나의 작업에도 이런 소중한 이야기들이 담겨지기를 소원한다. 산티아고 까미노 길에서 만났던 하늘과 구름, 대자연과 바람소리, 들에서 만난 작은 풀잎들 ..그 사이에 존재하는 우리들의 모습들.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 바스켓트리에 차곡차곡 쌓여지고 담아지기를 ......
이은주
종이연구가인 김경선생님과의 인연으로 시작된 나의 종이 작업은 50대 초반의 늦은 나이에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워서 한 작품만 하고 그만 두려했다. 그러다 십 수 년이 지난 어느 날 짜투리 장지가 생겨 천체도를 짜서 전통공예대전에서 장려상까지 받았다. 그로부터 또 십 여 년이 지나자 사각의 멧방석이 짜고 싶어졌다. 사각을 짜기 위해서는 직조를 하듯 사각의 바디가 필요했다 바디를 제작해서 한옥 마루에 설치하고, 삼실을 엮어 심지를 삼았다, 그리고 한지와 삼실을 한올 한올 엮어 나가면서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한지를 염색해서 ‘독도’와 ‘정동진의 아침’ 그리고 먼 바다에 ‘기러기’가 나는 풍경을 그려 나갔다.
2022년 2월, 88세를 맞으며 아마도 나의 한지 작업의 마지막이 될‘ Wave’를 끝냈다. 바닥에 앉기가 불편하여 책상에 앉아서 작업을 하다 보니 세월의 굴곡처럼 자연의 굴곡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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