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제목 : 강호가도 江湖歌道 _자연을 벗삼아 예술의 도를 노래하다.
전시 일정 : 2011년 6월 17일(금) - 2011년 7월 24일(일)
- 부대 행사 : 미술이 있는 음악회 with 화음실내악단
- 초대 일시 : 2011년 6월 17일(금) 오후 5시
- 참여작가 :
-회화-
김정헌
김명진
김진송
박불똥
서용선
임은희
장경호
정원철
-입체-
양화선
배형경
윤명순
이경희
박미화
이상 13명
2011년 6월 17일(금) - 7월 24일(일), 서호미술관에서 개관 10주년기념 특별전 “강호가도(江湖歌道)”가 열립니다.
서호미술관은 2001년 5월 25일 지방 문화의 발전을 위하여 경기도 남양주시 북한강변에 문을 연 복합 문화전시공간입니다. 본 미술관에서는 형식과 장르에 얽매이지 않은 전시와 다양한 문화행사들로 관람객들에게 보다 풍부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해 왔습니다.
올해에는 개관 10주년을 맞이하여 남양주, 청평, 가평, 양평 등 북한강 유역을 기반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시는 작가 여러분을 모시고 특별전시를 개최하려 합니다. 아름다운 풍광과 더불어 都‧農복합적인 지역적 특성을 가진 북한강 유역의 작가들의 작업을 한눈에 조망해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오프닝 행사로는 서호미술관의 특색있는 행사인 ‘미술이 있는 음악회’ 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성기 교수가 이번 전시의 출품작을 주제로 특별히 작곡한 음악과 다채로운 실내악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초여름 저녁,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서호미술관에서 중견 작가들의 깊이있고 다양한 작품들과 화려한 실내악의 선율이 함께 할 '강호가도江湖歌道전'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 부대행사_미술이 있는 가족음악회
-일시 : 6월 17일 금요일 오후 5시
-장소 : 서호미술관 1층 전시장
-주최 : 서호미술관, 화음프로젝트, 화음쳄버오케스트라
-후원 : 경기도, 남양주시
-프로그램
자장가
생황. 김효영, 피아노. 박경훈
타란텔라
생황. 김효영, 피아노. 박경훈
아쟁산조 "박종선 류"
아쟁. 김상훈, 장고. 임용남
김성기 - 화음 프로젝트 Op.99 ‘그림 이야기’
생황. 김효영, 비올라. 박상연, 소아쟁. 김상훈
-작곡자 및 연주자 약력
< 작곡가 프로필 >
작곡가 / 김 성 기
•서울대 및 동 대학원 작곡과 졸업, 프랑스 정부 장학생으로 유학,
파리 에꼴노르말 작곡과 및 파리 국립고등음악원 푸가과 졸업
•예음상, 대한민국 작곡상 등 수상
•아시아작곡가연맹 감사, 한국작곡가협회 감사, 한국음악학회 이사로 활동
•서울시립대학교 음악학과 교수 역임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 연주자 프로필 >
생황 / 김효영
•추계예술대학교 및 동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
200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아트프론티어 선정자
•현재 경인교대출강
아쟁 / 김 상 훈
•전남대학교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졸업
•현재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아쟁 수석,
한국예술종합학교 출강, 목원대 겸임교수
비올라 / 박 상 연
•서울대 음대 졸업, 작곡과 수료,
독일 만하임 음대 졸업, 슈투트가르트 음대 수료
•현재 (사)화음쳄버오케스트라와 화음프로젝트 대표 및 음악감독
피아노 / 박경훈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졸업 및 동대학원 재학
•해금, 생황, 피아노 앙상블 ‘사이’ 동인, 국악작곡연구회 동인
2011 월간 ‘객석’ 선정 차세대 예술가
2011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차세대 예술가
장고 / 임용남
•국립국악원 민속악반 단원
■강호가도(江湖街道)전 임 정 희 ( 미학미술평론/ 연세대 겸임교수)
두물머리는 강원도 금강산 근처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대덕산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이 만나 큰 물, 한강이 되는 지점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두물머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남양주 금남리 북한강가에 자리잡고 있는 ‘서호미술관’에서 북한강과 남한강, 한강 상류에 인접하여 작업실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금강산(金剛山)으로부터 굽이굽이 남쪽으로 흘러 온 북한강과 합쳐지는 두밀천-가평천 근처에는 김정헌, 북한강이 청평호(淸平湖)를 이룬 후 경기도에 들어서면 양평군과 남양주시의 경계를 이루게 되는데 남양주시에 속하면서 동쪽으로 흘러 북한강과 만나는 수동천 근처에는 김진송, 김명진, 임은희, 가곡천 근처에는 박불똥, 마석우천 근처에는 양화선의 작업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남양주시와 마주하면서 양평군에 속하는 북한강가 근처에는 배형경, 이경희, 서용선, 박미화의 작업실이 자리잡고 있다. 북한강과의 합류지점을 바로 앞에 두고 있는 남한강변에는 정원철의 작업실이 있고, 두물머리를 거친 양수(兩水)가 팔당호를 이룬 후 만들어진 한강 상류에 흘러드는 남양주 홍릉천에는 장경호의 작업실이 있다. 이 한강이 서쪽으로 완만히 흘러 서울로 진입하기 전 거치게 되는 구리시 아치울에는 윤명순의 작업실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의 작업실은 강이나 하천에서 멀지 않고, 강이나 하천은 산과 숲과 더불어 멀거나 가까운 풍경을 이루기 때문에, 작업실은 고립되어 자족하는 대신 주위와 함께 묶여있다.
작가 작업실의 지리적 위치를 밝히는 것은, 강과 호수, 숲과 산을 늘상 가까이 보게 되는 작가들의 자연환경적 시공간 경험이 각자의 예술작업 특성들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중적 실마리로 제공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이다. ‘강호가도(江湖街道)전’은 미술작업의 메타이론이 간과했던 측면들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다양한 접촉, 내밀한 대화를 엿보고 엿듣게 한다.
모든 생명이 의존하고 있는 물. 생명을 창조하고 유지시키면서(또한 생명을 박탈하고 빼앗기도 하면서) 물은 수증기가 되고 비가 되고 눈이 되고 우박이 되어 순환한다. 물은 강에, 호수에, 땅 위나 땅 속에, 어디에나 있지만 또한 언제나 움직이고 변화하여 무수히 새로운 차원을 열어 놓는다. 물은 수증기와 구름이 되어 지구 위를 돌면서 순환의 흐름을 만들고, 지구 곳곳으로 이동하여 현재의 모든 생명과 미래 생명의 씨앗들과 과거 생명의 기억들을 다양한 차원에서 만나게 한다. 어디에서나, 어느 때나 물은 항상 생성과 소멸과 관련하여 물리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모든 에너지의 근원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 속에서 강, 호수, 연못, 바다의 형태로 등장하는 물은 결코 산과 숲, 풀과 나무를 제거하지 않는다. 생명의 근원이라는 물도 고립되어서는 생명을 지속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물의 물리적인 잠재력과 상징적인 메시지가 ‘강과 호수를 지나는 길, 강호가도’ 전시에서는 어떻게 표현되고 있을까?
김정헌, 김진송, 서용선, 장경호, 정원철은 물의 현재 상태를 사회문화적으로 생각한 풍경들을 보여준다. 김정헌의 <섬진강에 대한 비대칭적 사유>는 수많은 이들의 쏟아지는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강행되고 있는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물의 활성과 저항의 균형을 잃어가고 있는 섬진강의 풍경을 언어적으로, 사회문화적으로 보여준다. 작가의 시선에는 인간의 필요와 자연의 공급을 인공적으로 조정하려는 이 시도가 인간의 생활 속에 있는 물을 인간의 바깥쪽에 두고, 인간이 물에 순응하는 대신 물의 저항을 거세해 버리려는 일방적 폭력으로 비춰진다.
김진송의 <정오>는 아침안개가 채 걷히지 않은 정오의 덕소풍경을 보여준다. 물가 뒤편을 병풍처럼 두르고 내려앉은 아파트 건물들, 그 앞에 전진 배치된 듯한 숲, 그리고 미동도 없어 보이는 강가의 적막은 짐짓 단련되고 세련스러워진 도시의 미감을 연출하지만, 다가올 무엇에 잔뜩 긴장하고 숨죽여 있는 듯한 팽창된 불안, 미래 생명에 대한 불안을 느끼게 한다. 시각적으로 분절되어 있는 이 불안한 공간에서 조망과 은신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이 아닌 벌레이다.
서용선의 <독가촌> 영상은 정선 귤암리 산 속에서 말라버린 물줄기의 흔적을 통해 몇몇 각도와 수준에서 그것이 작용한 결과를 유추해보고, 엉긴 시간의 타래를 풀어보려는 개인적인 기록작업이다. 색채를 빼고 흑백으로 처리된 영상은 과거 생명의 기억들에게 편견과 의도를 덧씌우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 숨겨져 얼핏 드러나지 않은 물줄기처럼, 쉽고 안전하게 디딜 수 있는 길이 더 이상 나있지 않은 산속처럼,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의 연관이 깊고 미묘하며 합리적인 이해를 넘어서고 있음을 화면은 경험적으로 보여준다.
장경호의 <묵시>는 자연과 인간의 절연상태를 보여준다. 물이 물리적으로 농축되어 있는 형태인 강, 개울,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아래 화면과 노인의 보는 행위가 증폭되어 있는 윗 화면은 서로 대치하고 있는 듯 또는 따로 제각각인 듯 불편한 시점에 노출되어있다. ‘묵시’의 공간은 시각적이기 보다는 촉각적 상상력을 지니고 있어서, 우리는 강이나 노인을 피부로 보게 된다. 냉랭하고, 섬뜩하여 돌기가 솟은 피부.
정원철의 <조경된 강>은 굴절과 왜곡의 미적 체험이 얼마나 표면적 심미성에 집착해왔는지를 고발한다. 자연현상에다 얼마간의 지적 노력과 세련함을 더한 것을 미와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미와 예술이 자연이 인간에게 가져다 준 만족만을 강조하고, 만족의 상태를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순화시키고, 그 만족을 오래도록 연장시켜야 하는 책무를 지녔다고 주장한다. 자연이 인간의 만족만을 위한 소비재가 된 곳의 문화적 풍경은 그래서 ‘조경된 강’처럼 천박하고 상투적이며 탐욕스럽다.
박불똥의 <자화상-염색>은 위에 언급된 작가들과 달리, 내 안에 거주하는 자연, 신체를 이야기한다. 사회적이고 환경적으로 작용하는 나의 몸과 개별적이고 동물적으로 작용하는 나의 몸, 두 상이한 측면에서 작용하는 나의 몸들은 모두 ‘나’를 구성한다.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측면의 자연을 단지 외재적인 것처럼 분리시키는 마음으로는 개별적인 측면의 자연은 단지 사물이거나 일회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너’를 떠올리지 않고서 ‘나’를 떠올릴 수 없듯이, 작가는 순수하게 고립되고 독자적인 존재는 관념의 산물일 뿐임을 되묻고 있다.
김명진, 박미화, 배형경, 양화선, 윤명순, 이경희, 임은희의 작업들은 물의 현재상태를 넘어서 연상과 유비를 통하여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씨앗을 심리적, 철학적, 생태적, 디자인적 풍경으로 확장하여 보여준다.
김명진의 <land-escape>는 나무나이테로 드러나는 시간의 가시적 축적을 심리적인 무의식의 깊이와 유비시켜 시각적 풍경을 심리적으로 독해한다. 시간은 측정가능하고, 교환가능한 차원을 넘고, ‘여기-나무’의 공간은 ‘저기, 거기-마음’의 공간으로 펼쳐진다. 마음의 풍요가 안팎의 경계를 거두고 유용함과 무용함의 잣대를 사소하게 비켜가게 한다.
박미화의 <강호가도> 설치작품에서 작가의 시선은 미세하게 흔들리고 막막하게 떠돌고 있다. 강에서의 여행을 보여주는 이 작업은 상실된 자신의 일부를 찾기 위해, 혹은 잃어버린 무엇을 찾기 위해 흐름을 타고 있다. 그러나 이 흐름은 성장과 자아탐색을 목표로 삼아 도전하는 세찬 기운이라기 보다는, 세계를 향한 떨림과 두려움을 동시에 지니면서 흐름에 순응해가는 진행과정을 느끼게 한다.
배형경의 조각작품, <말로 다 할수 없는 것>에서 물은 땅 속으로 흐르거나, 말라버리거나, 불을 끄는 물처럼 죽음과 어둠의 차원으로 드러난다. 작가는 인간이 욕망할 수 있는 안전함과 쾌적함의 정도와 상태를 질문하면서, 자신을 바다에서 표류하는 배에 탄 사람, 또는 물이 없는 사막을 헤매는 여행자로 상정한다. 죽음의 한계상황에 이르러서야 삶의 가능성이 타진되는 극적 구성을 통해 작가는 자연의 내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실존적 한계를 각성시키고, 겸손과 절제의 미적 차원을 열어 보인다.
양화선의 <찻잔>에 담긴 물은 감미롭다. 내성이 생긴 자아탐구자는 더 이상 경천동지(驚天動地)하는 세계의 이미지에 흔들리지 않는다. 작가의 시선은 뜨고 내림이 자유로와 작가가 보여주는 풍경에서는 지형의 음영이 드리우지 않고, 지물의 구별도 그리 크지 않다. 작업 속에서 자연과 인간은 아무런 장벽없이 이어져있거나 직접 그리고 일상적으로 교호한다.
윤명순의 테라코타작업 <회전>은 물의 순환 흐름, 죽음과 탄생의 순환을 보여준다. 재료에서 보이듯, 물기담긴 흙이 형태로 빚어지고 물기가 사라진 후 불에 구워지면서 단단히 응고하면 물기 가신 흙은 이제 물을 담을 수 있게 된다. 흙 안에 담긴 물이 사라졌다고 없어진 것이 아니다. 작가는 현재의 작품이 물질의 변성과정을 통해 과거의 생명을 기억하고 미래의 생명을 예감하는 능력을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경희의 <사선거주>는 시작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강줄기를 직선이나 곡선의 띠로 보려는 구획화의 시도를 접고, 강줄기가 접한 산만하고 잡다한 모든 것과 함께 보려는 작업이다. 사선의 시선을 따르면 여러 방향의 풍경들은 겹쳐지고, 윤곽은 선명하지 않으며, 혼란스럽기도 하다. 불투명한 풍경(자연)은 투명한 의식(인간)에 대한 만족의 어리석음을 일깨운다. 사선으로는 불툭 튀거나 움푹 들어간 두께가 보여, 복잡하고 모순적인 삶에 대한 수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임은희의 <컴포지션-지도>는 자연과 인간의 다양한 접촉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들을 디자인하여 보여준다. 자연에 인위가 혼입되는 방식을 색점, 색면을 통해 드러내는데, 이러한 교섭은 차이를 보여주기 보다는, 다양성의 차원에서 여러 갈래로 펼쳐진다. 어느 곳, 어느 때나 생명의 근원으로 이야기되더라도 다양한 이미지로 전개되어 온 물의 역사를 작가는 인지를 넘어서 자유로운 상념으로 표현하고 있다.
<강호가도 전>을 염두에 두고 작업하지는 않았더라도 이 전시에 참여한 모든 작가들은 강과 호수, 연못, 하천, 길, 산, 숲, 나무가 이루는 풍경에 생경하지 않다는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강호가도에서 이들은 자연과 인간이 품위있게 공존하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이 게시물은 SeohoArt님에 의해 2011-07-26 13:39:28 진행중인 전시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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