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13. 10. 8(화) - 10. 16(수)
Reflection
이 혜 령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이나 감정 또는 내면세계, 즉 주관을 반영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따라서 모든 사물이 그대로라 할지라도 그것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각자의 바쁜 생활 속에서 움직이는 것에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정지해 있는 것은 무심히 지나친다. 특히 현대인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길거리 쇼윈도에서 작가는 자신의 상황을 대변해 주는 창의 이미지를 발견한다. 쇼윈도는 판매를 위해 다양한 상품을 보여주는 곳이지만 작가에게 쇼윈도는 예술과 작가의 거리를 좁혀주는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작가는 우연히 길을 걷다가 쇼윈도 창이 낯설게 다가온다. 쇼윈도는 현실에서 존재하는 작가의 모습과 마음 속 보이지 않는 모습이 서로 일치되지 못하는 혼돈된 상태를 나타내는 곳이다. 그래서 작가는 쇼윈도의 사진을 찍어 사진을 적절히 이용하여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현’이라는 목표를 달성시킨다. 어떤 것을 경험한다는 것은 그 경험을 사진으로 남긴다는 의미와 동일시되어 사진이라는 매체는 작가에게 있어서 중요한 기록의 도구로 사용된다. 사진을 통해서 작품에서의 주제는 거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대상은 유리를 통해 반사된 영상들이 서로 교차하고 겹쳐진 모습을 그린다.
작가는 자신이 찍은 카메라 사진에 기초를 두며, 작품에서는 형태, 균형, 그리고 안과 밖, 윗면과 아랫면의 구도들을 재구축 한다. 작가는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은 후 주제가 되는 사진들을 모아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사용한다. 즉 카메라 렌즈가 아니면 포착 할 수 없는 복잡한 도시 풍경이나 유리창에 비쳐져서 겹쳐지는 여러 이미지들을 자기가 원하는 상을 만들기 위해 사진들을 배합하기도 하고 편집하기도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도시가 만들어 낸 차가운 도시적 성격과 옷감이라는 따뜻한 소재를 자신의 방법으로 재현시켜 작가의 심리상태의 단면을 작품을 통해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작가는 거리의 상점을 정면에서 촬영한 사진을 통해 유리창의 안과 밖의 모습 사실적으로 보여 준다. 한 화면에 두 공간이 반사된 이미지와 실재의 이미지가 뒤섞여서 시각적으로 매우 복잡하게 느껴진다. 길거리의 상점을 사진으로 찍지만, 건물과 상점의 유리가 아닌 유리의 안의 모습만을 보여 준다. 즉 쇼윈도의 프레임을 제외한 유리 안의 여러 반사되는 이미지들을 통해 서로 교차하거나 엇갈리어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을 연출해 낸다. 이러한 시각적인 혼란은 개인적인 감정이 작품 안에서 보여줌으로써 더 복잡하고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든다. 작가는 경험을 통해서 그 당시의 상황을 한 이미지로 보여 주는데 거기에는 작가의 감정적인 개입으로 지극히 주관적인 표현을 한다. 유리의 평면을 통해 공간과 형태의 관계성을 하나의 이미지로 보여준다. 특히 쇼윈도의 공간의 확장을 위해서 많은 레이어를 사용 하는데, 레이어는 투명한 시트지와 같으며, 하나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는 층을 말한다. 쇼윈도에 비쳐진 여러 레이어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합쳐지면서 유리의 안과 밖의 공간의 형상들이 그 위에 얹혀 지고 오버랩 된다. 즉 작품에서는 많은 레이어들의 겹침으로 인해 특정한 이미지를 창출한다. 특정한 이미지란 단지 보기 위한 것이 아닌, 창을 통해 공간 영역을 확장함과 동시에 여러 이미지를 압축해서 한 이미지로 보여주는 곳이다. 즉, 창을 통해 외부의 이미지를 받아들이며, 내부의 이미지 또한 표출되는 곳이다.
창의 이미지는 작가의 현재의 모습과 과거의 모습을 회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매개물이며 쇼윈도의 이미지는 작가의 이야깃거리를 제공해 주는 곳이다. 반사된 여러 이미지는 개인적인 기억, 개인적인 공간에 대한 기록이며 나아가 작가의 존재에 대한 것들을 작품으로 재현하여 보는 이에게 작가 자신의 삶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경험시켜 주는 곳이다. 그래서 중첩된 창의 이미지는 작가가 살고 있는 세계이며 곧 현실인 것이다.
[이 게시물은 SeohoArt님에 의해 2013-10-06 17:20:45 예정전지에서 이동 됨]
[이 게시물은 SeohoArt님에 의해 2013-10-17 11:35:53 진행중인 전시에서 이동 됨]
|
